- 입양수요자 기다리지 말고 공공기관이 시범
군청, 의회, 직속기관 20개부서 강아지 입양
포화상태 동물보호소, 다양한 시책으로 감소세
![]() |
||
고성군이 군내 공공기관에 유기동물 입양식을 열고 동물분양의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했다.
군은 지난 15일 농업기술센터 내 임시동물보호센터 앞에서 이상근 군수, 최을석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청과 군의회에 강아지 입양식을 열었다.
이번 공공기관 유기동물 입양은 지난 2월 고성군 간부회의에서 이상근 군수가 발언한 내용이 발단이 됐다.
이 군수는 “유기동물 입양은 해당 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고성군 행정 전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이다”며 “본청, 의회, 직속기관, 사업소 등 20개 부서에서 직접 동물을 입양해 공무원들의 관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자”고 제안했다.
입양 수요자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행정이 먼저 찾아 나서고 공공기관에서 먼저 시범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소관부서의 계획 수립과 입양동물의 중성화수술 등 절차를 거쳐 3월 7일, 8일 양일간 보건소, 사업소 및 읍·면사업소 등 총 18개소에서 각 두 마리씩 36마리를 입양했고, 3월 15일 군청과 군의회를 끝으로 총 40마리의 입양을 완료했다.
이날은 군청과 군 의회에서 분양받았다. 군청은 강아지 두 마리 ‘새롬이’, ‘힘찬이’라는 이름을, 군 의회는 ‘믿음이’, ‘희망이’라는 이름을 각각 받았다.
군정구호 ‘고성을 새롭게, 군민을 힘나게’에서 발췌했고, 의회구호 ‘믿음과 희망을 주는 의회’에서 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보건소는 ‘건강’을 상징하는 ‘건이’, ‘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입양된 동물들의 사료 급여나 청소 등 일상적인 관리는 입양한 부서에서 하고,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축산과에서 계약된 동물병원에서 진료 받게 된다.
또한 입양부서에서 일정 기간 보호하고 나면 일반인에게 재분양도 할 수 있다. 재분양 시 고성군의 유기동물 분양 혜택도 그대로 받는다.
축산과 관계자는 이번 시책으로 86마리를 보호하고 있던 임시 동물보호센터의 보호 두수가 46마리까지 줄었다고 밝히며 센터에 보호 중인 동물들의 환경 개선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보호센터에 남은 동물들이 50여 마리 정도로 유지만 된다면, 여유 있는 공간에서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성군 임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기동물 숫자는 2021년 총 608마리, 2022년 총 376마리, 2023년 3월 현재 총 42마리다.
많이 입소된 만큼, 2022년 1월 보호 두수 212마리라는 경악스러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성군에서 당초 예상한 임시 동물보호센터의 보호 두수는 약 100여 마리 안팎이다.
현재 46마리로 줄었다. 이번 시책으로 분양되기 전에도 86마리였으니, 1년여 만에 약 8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감소추세에 대해 이상근 군수는 “작년 한 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한 결과가 비로소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시작한 중성화 사업과 적극적인 동물등록 추진으로 버려지는 동물의 절대적인 숫자를 감소시키려 했다. 고성군의 추정 반려견 4,000여 마리 중 2,634마리(65%가량)를 등록했다.
고성군은 상하수도사업소의 잉여 부지에 연면적 650㎡ 규모로 동물보호센터를 신축할 계획을 세우고 현재 건축기획 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상반기 중에 실시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물보호센터가 건립되면 쾌적한 공간이 보장되는 곳에서 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정열 기자 gofnews@naver.com
<저작권자 © 고성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