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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퇴

기사승인 2024.08.09  04: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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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미국의 제47대 대통령 선거가 11월 5일에 있을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의 선거제도와 임기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지만, 미국에는 국민은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인단이 모여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이다. 
 
50개 주에서 선출된 선거인단은 538명이며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대통령에 당선된다. 
 
대통령 임기도 우리나라는 5년 단임제이지만, 미국은 4년 연임제이다. 
 
우리나라에서 전라도는 민주당 경상도는 국민의 힘을 지지하듯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지역이 있다. 
 
미국 대선 역사에서 한 차례 이상 지지 정당이 바꿨거나 전체 득표율 격차가 5% 미만인 주를 ‘경합 주’라고 한다. 미국 대통령 후보자들이 관심을 쏟는 지역이다.
 
현 대통령이며 민주당 대통령 입후보자였던 바이든이 7월 21일(현지시각) 자로 사퇴했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와 맞대결로 처음에는 여론 조사에서 접전을 보였으나, 나이 탓인지 인지력 논란 끝에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가 70%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나오자 결국 사퇴한 것이다. 
 
바이든은 1942년생으로 29세의 젊은 나이에 최연소 상원의원이 되었으며 최고령인 70세에 대통령까지 지내 미국 현대사의 입지적 인물이다.
 
바이든은 흙수저 출신 변호사이며 36년간 6선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으며, 2020년 대통령에 도전한 지 3번 만에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를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해 12월 바이든의 선거 캠프에서는 “건강하고 씩씩한 77세 남성으로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라고 발표했으나, 대선 불과 100일 앞두고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정치 인생 50년을 마감한 것이다.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내가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민주당과 미국에 가장 이롭다고 믿는다”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미국에서는 바이든이 물러남을 아름다운 퇴장 즉 ‘용퇴’로 높이 사는 분위기이다.
 
‘용퇴’라는 말은 후진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스스로 그 직위에서 물러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터 신문에는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조 바이든은 재선 가능성과 직무 수행 적합성에 대한 우려에 굴복해 최고령 대통령으로 재선 출마를 포기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 후보로 바이든과 트럼프가 나왔을 때 지인 중에는 “둘 다 싫다”라고 했다. 
 
모두 노령인 데다가 바이든은 나이에 따른 건강상 문제와 트럼프의 장사꾼 행동이 못마땅하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의 최일선에다 남북한이 대치해 있는 상황이라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많다. 
 
특히 트럼프는 대통령 임기 중에 북한의 김정은과 몇 차례 회담하였으며, 자신의 치적에 김정은과는 친구이며 자신의 임기 중에는 김정은이 핵 개발을 하지 않았다고 내세우지만, 폐쇄 정권의 기만 행동은 몰랐다. 
지금도 북한 김정은과의 관계 개선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바이든은 마지못해 물러난 느낌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욕심과 아집 때문에 자리를 지키며 신물 나는 정치인도 많은데 대단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 여겨진다.
 
2017년부터 국민은행(KB)을 이끈 이재근 은행장은 재무, 영업, 전략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최연소 국민은행장이다.
이재근 은행장은 3선을 역임하고 4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도 ‘손뼉 칠 때 떠난다’라며 물러났다고 한다. 연봉이 무려 15억 원이나 되는 자리인데, 보통 사람이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겠는가?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보면 ‘3선 개헌’이란 말이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은 3선 개헌까지 획책하며 자리를 지키려 했으나, 과욕의 결과 불행을 겪고 말았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번영한 것은 이분들의 공로가 크지만, 자리보전을 위해 헌법까지 고치려 한 것은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야망에만 이끌려 적당히 물러날 줄을 모른다.
 
 ‘제발 좀 물러났으면’ 하고 신물이 나는 사람이 억지로 자리를 지키며 동료나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이 있다. 
 
그보다 더 그 사람을 옹호하는 패거리들은 주변 사람의 화를 돋운다. 
 
심지어 야망에 집착하여 정적을 죽이는 예도 있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9선 당선자도 있었으며, 22대 국회에서도 5선 이상 당선된 사람도 17명 있다. 
이처럼 다선의원이 된 것은 그 지역에서 정치를 잘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지역 후배 중에서는 버금가는 인물이 없을까? 
 
청소년이 상급학교나 취직 등 목표 달성을 위하여 재수 3수를 하는 것은 용기로 보여 나쁘지 않아 응원하지만, 나이 많은 사람이 선량이나 기관단체장을 하겠다고 재수 3수 하는 것은 아집으로 보이고 추하여 손가락질만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신물 나는 정치인은 언제쯤 ‘내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을 버리고 ‘정당과 나라를 위해 가장 이롭다’라며 물러날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권좌에서 내려오기가 쉽지 않으나, 자식이나 후예를 위해 접어야 할 때가 있다. 이것이 정년퇴직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출생률 감소와 노령 인구 증가로 정년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정년연장으로 인해 젊은 층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저작권자 © 고성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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