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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기사승인 2024.04.19  0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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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제22대 총선이 끝났다.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13일간의 선거전이었다.
 
총선 결과 투표율이 67%로 32년 만에 최고였으며, 그만큼 이번 선거에 관심이 많았다는 증거이다. 
 
여기에다 군소정당들이 난립해 투표용지에 무려 40개의 기표란이 생겨났고, 투표지 길이가 50㎝ 넘어 한쪽 끝을 잡고 늘이면 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개표 결과 국회의원 총 300석 중 지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의 과반인 161석을 확보했으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90석을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진보당은 각 1명씩 당선됐다. 
 
비례대표로는 더불어민주연합 14석, 국민의미래 1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을 차지했으며 녹색정의당과 무소속은 모두 공석이었다.
 
제21대 국회보다 국민의힘은 5석 늘었고, 더불어민주당은 5석 잃었다. 
 
하지만 ‘정치 개혁’을 부르짖던 국민의힘은 90석에 그친 데 비해 ‘정권 심판’을 주창한 더불어민주당이 반수가 넘는 161석을 차지한 데다 ‘정권 탄핵’을 부르짖으며 탄생한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에서만 12석을 차지해 윤석열 정부의 걸림돌이 되었다. 
 
최대 격전지인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대표는 정치 생명을 걸어 무난히 당선되었으며, 양산에서는 두 전직 경남도지사끼리 대립해 아성인 거창을 접고 험지 출마를 감행해 김태호 후보가 당선되었다.
 
우리 지역 고성 통영은 국민의 힘 정점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후보가 맞붙었지만, 정점식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었다.
 
공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다선 의원을 배제 또는 험지로 출마하게 해 공천 갈등을 빚었으나, 국민의힘에게는 한물간 사람을 공천한다며 패륜 공천이라고 매도했었다. 
 
국민의힘은 텃새를 중심으로 무난한 공천이어서 잡음이 적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개혁을 내세우며 다선 의원을 험지에 출마시키는 등 공천 혁신을 단행했다. 
 
이 또한 정치의 참신성으로 주목받아 오히려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얻게 되었다.
 
각 정당은 선거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생사를 걸듯 겨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하루에 천릿길을 강행했으며, 국민의 힘 한동훈 위원장은 어금니가 깨지면서 “서서 죽겠다”라는 각오로 임했다. 
 
선거 공약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못 살겠다. 심판하자”라며 “4월 10일은 윤석열 정권 2년 심판의 날” 등 ‘윤석열 정부 심판’을 내세웠으며, 국민의힘 한동훈 선거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이재명 독주 정치이며, 정치 개혁과 민생정치를 이루겠다.” “대한민국을 범죄자와 종북세력으로부터 지켜내자”라고 했다. 
 
한마디로 ‘정권 심판’과 ‘정치 심판’의 대결이었으나, 정작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심판’ 주장에는 못 미쳤다.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로 낙인이 찍히기까지 했던 녹색정의당은 한국의 미래를 열겠다며 선거전 첫날 우중인데도 길거리에서 큰절까지 하면서 출정했지만, 한 사람도 당선하지 못해 정당의 존폐 갈림길에 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출신으로 ‘원칙과 정의’를 내세워 대통령이 되었지만, 임기 2년 동안 원칙과 정의와는 거리가 있는 정치를 해 온 것이라 볼 수 있다. 
 
검찰 출신들을 요직에 대거 임명하여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국회에서 의결된 특별법에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 
 
심지어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조차도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선거 막바지에는 수사 선상에 오른 인물을 대사로 임명하여 범인도피 의혹 등 불신을 조장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었고 경제는 뒷걸음질 쳤으며, 의료대란마저 일어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여러 정부를 경험했지만 지금처럼 못하는 정부는 처음 봅니다”라고 해 윤석열 정부의 심판이라는 거센 주장이 먹혀들어 간 것이다. 
 
정치는 대통령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여러 기구가 있으며 각부 장관이 있다. 
 
각 기관의 우두머리는 나라의 안팎을 잘 살펴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등 바른 정치를 해야 한다. 
 
총선에서 특히 정권 심판을 주장한 만큼 대통령이 책임을 지지 않는 한, 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이나 국무총리는 이번 총선 사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까지 잘해 왔겠지만,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정쇄신을 위해 측근의 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제22대 총선에서도 동·서로 양분되었다. 
 
정당별 색깔은 더불어민주당 청색. 국민의힘 붉은색 등 여러 가지로 표현했으나, 서쪽은 청색 동쪽은 붉은색으로 도배되었다. 
 
나는 총선 막바지에 목포와 군산 두 지역을 여행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전라도 지역에는 붉은 현수막이 하나도 걸려 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청색 바탕이거나 진보 정당의 부분적 푸른색 현수막은 있을지언정 정작 붉은색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이 지역에는 국민의힘 입후보자가 없었을 것이다. 
 
경상도 지역에는 보수 정당 선호도가 높지만, 그래도 곳곳에 청색 현수막도 당당히 걸렸었다.
 
왜 전라도 땅에는 보수 후보가 발을 붙이지 못하는가!
 
영·호남의 정신적인 통합을 위해 88고속도로를 만들었으나, 정치적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더 굳어졌다.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진 국토를 어떻게 통합해야 할까?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서 이 난제를 풀었으면 좋겠다.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저작권자 © 고성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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