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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붕괴

기사승인 2024.05.24  06: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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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우 고성문협 자문위원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이 있어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가정이란? 한 가족이 살림하고 있는 집안으로, 어버이와 자식 부부가 공동생활을 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다. 
 
 가정은 청춘 남녀가 결혼하고 자녀를 가져야 이뤄지지만, 지금 우리나라 청년은 결혼이나 자녀 출산을 피하고 있다. 따라서 가정의 구성이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젊어서 결혼하여 자녀를 갖는 것이 올바른 관습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여러 가지 환경과 조건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결혼과 출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젊은이가 많다. 
 
 건전한 가정이 건전한 사회와 건전한 국가의 기초가 된다. 나라의 주춧돌로 가장 건실해야 할 가정이 우리나라에서는 무너지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요소를 들 수 있다. 
 
 첫째로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삶에 대한 가치를 9가지로 구분하여 조사했더니 대부분 나라에서는 첫째로 ‘가족’을 들었지만 우리나라는 첫째로 ‘물리적 풍요’를 들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치열하게 살아야 하므로 결혼도 못 하고 가정을 가질 수 없으며 자녀를 갖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가정이 아무리 부유해도 평화롭지 못하면 불행하다. 가족이 불화한다면 풍족함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가정에 화목이 없으면 고량진미를 먹어도 채소를 먹는 것만 못하다’라고 했다.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에서 올해 남녀 25세에서 49세까지의 2,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출산, 양육에 대해 인식조사를 했더니, 22%가 결혼할 뜻이 없다고 나타났다. 
 
주된 결혼 기피로 남성은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등 경제적 부담을 여성은 결혼에 대한 역할 부담을 꼽았다. 
 
출산에 대한 응답으로 남녀 57%는 자녀출산계획이 없거나 결정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자녀 출산 기피 원인은 양육 부담감, 양육비용을 원인으로 꼽았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어찌 자녀 가질 생각을 하겠는가?
 한국은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비싼 나라다. 자녀 한 명을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양육비용이 3억 6500만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높은 양육비가 결혼과 출산 걸림돌인 것이다. 양육비의 주된 원인은 과도한 사교육비다. 높은 생활비와 교육비가 젊은이의 결혼과 출산을 피하여 가정을 가질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생애 동안 이어지는 사랑의 이해 부족이다. 일반적으로 사랑이란 에로스를 생각하지만, 사랑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고대 그리스에서 말하는 4가지로 집약한다. 4가지 사랑이란 에로스(Eros) 스토르게(Storge) 필리아(Philia) 아가페(Agape)를 일컫는다.
 
 에로스는 성적 본능을 말한다. 쾌락을 추구하고 이기심으로 뭉쳐진 사랑이다. 애정은 상대방의 장점이나 매력 때문에 생기고. 만일 장점이나 매력이 없어지면 에로스는 소멸하거나 약화한다. 청춘 남녀의 불같은 사랑이 에로스이다.
 
 스토르게는 부모와 자식 간 혈육의 사랑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혈족애는 어느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름답던 애인이 장애인이 되면 그 애정은 식지만, 자식은 장애인이 되어도 부모의 사랑은 변하지 않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은 오히려 더 강해진다. 
 
자식이 불명예와 죄를 범하여도 부모의 사랑은 변하지 않고 한결같다. 가장 순수하고 이기적인 욕망을 떠나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스토르게이다. 
 
필리아는 친구 간의 우정이나 사랑을 뜻하고, 아가페는 거룩하고 조건 없는 사랑이다.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이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고 믿는 사랑이 아가페이다. 
 
따라서 아가페는 신과 사람의 사랑으로 절대적인 사랑이다.
 
젊어서 의기양양하던 사람도 늙고 병들면 결국 자신이 믿는 신(神)에 의지하는 것을 본다. 세상에서 믿던 모든 것이 약화하고 신을 의지하게 되는 이것이 바로 ‘아가페의 사랑’이다.
 
인간은 에로스에 의해 태어나고, 스토르게에 의해서 양육 받으며, 필리아에 의해서 다듬어지고, 아가페에 의해서 완성된다. 
 
결혼 못지않게 이혼 또한 늘고 있다. 걸핏하면 성격의 차이라며 이혼을 하는 젊은 부부가 많다. 
 
이는 삶에 있어 사랑의 조건이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이해 못 하는 데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사람은 안을 때가 있고, 안는 것을 멀리할 때가 있는 것이다.
 
남남이 만났으니 당연히 성격이 같을 수는 없다. 서로 양보와 사랑으로 맞춰가는 것이 부부요 가족이다. 
 
지인 중에 부부의 불화가 잦아 ‘이혼’하기에까지 이르렀는데 초등학교에 다니던 딸이 “이혼하려거든 우리를 중학교까지 길러 놓고 이혼을 하든지 하라”고 해 차마 이혼을 못 하고 참았다. 지금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 중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위기를 넘겨 잘살고 있다. 그 아이의 지혜가 어떤가! 공익광고처럼 아! 이러니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다.
 
출산이 줄어들어 지역소멸 위기와 생산인구 감소 등 폐단이 생기고 외국에서 노동자를 영입한다. 국가에서 결혼과 출산 장려를 외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가정의 번성은 어려울 것이다. 
아이를 낳고 싶은 환경은 ‘누구나 살만한 나라’라는 말과 같다.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삶에 대한 부담 없이 잘 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저작권자 © 고성미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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